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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6개 문화시설 중 한 곳 빼고 모두 '삐걱'
부천 골칫거리 된 '영상문화단지'
'애견테마파크' 어제 강제 철거… '그대는 별' 세트장도 곧 조치
'아인스월드'만 정상 운영… 부천시 종합계획 없는 추진이 원인
이두 기자 d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8일 부천시 원미구 상동 영상문화단지에서는 일부 시설물에 대한 강제 철거 작업이 벌어졌다. 부천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공무원 300명과 용역회사 직원 200명을 동원하고 경찰의 협조를 얻어 '세계애견테마파크'의 시설물을 철거했다. 부천시는 조만간 '필빅스튜디오'(드라마 '그대는 별' 촬영 세트장) 시설물도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천시는 이들 시설물 운영 업체가 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도 자진 철거하지 않아 강제철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부천시가 영상문화단지를 제대로 관리·운영하지 못해 일어난 일로, 영상문화단지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일이 또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상단지 일부 시설물 강제철거

부 천시와 애견테마파크, 필빅스튜디오 운영업체는 2004년에 각각 3년간의 토지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부천시는 계약이 만료된 지난해에 업체측에 시설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원상회복할 것을 요구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밀린 임대료만 30억원에 달한다"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두 업체는 지난해 철거 요구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지난 5월에 토지 소유권이 부천시에 없기 때문에 시설물을 임의로 철거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부천시는 토지 매입 잔금 400억원을 토지공사에 지급하고 10월에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시설물을 합법적으로 철거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대해 애견테마파크 관계자는 "철거와 관련된 소송이 지금도 진행 중인데 부천시가 초법적으로 강제 철거에 나섰다"면서 "손해 배상 조치 등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부천시 상동 영상문화단지 안‘세계애견테마파크’의 시설물이 부천시 공무원과 경찰이 동원된 가운데 철거되고 있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부천시는 책임 없나

부 천시는 2001년 토지공사에 1000여억원을 주기로 하고 땅을 사들여 영상문화단지 조성에 나섰다. 현재 영상문화단지에는 드라마 '야인시대' 세트장인 판타스틱스튜디오, 세계유명건축박물관인 아인스월드, 필빅스튜디오, 동춘서커스 상설공연장, 무형문화엑스포산업관 등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아인스월드만이 사업을 계속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없다.

판타스틱스튜디 오는 한때 반짝했으나 2004년에 운영업체가 임대료를 못 내고 운영을 포기해 부천시가 떠안았다. 시는 유지·관리를 위해 매년 10억여원을 투입하고 있다. 대부분 가건물로 지어진 세트장 건물도 낡아 철거해야 할 실정이다. 동춘서커스 공연장, 엑스포산업관은 해당 업체의 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시는 업체들과 계약을 하면서 업체들의 재정 상태, 운영 방안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일부 시설물의 경우 부천 실력자의 개입으로 사업이 갑자기 시작됐다는 의혹도 있다.

'죽음의 땅'을 살릴 방법은

부 천시는 영상단지의 용도가 자연녹지로 돼 있어 건폐율(20%)과 용적률(100%)이 낮아 수익성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경기도에 땅의 용도변경을 요청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시의 한 공무원은 "용도변경 전까지는 코스모스나 억새풀을 심어 상동호수공원처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부천시가 처음부터 영상문화단지를 어떻게 운영해나갈지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 없이 일을 추진해 이 지경이 된 셈이다.
  • ▲ 8일 부천시 상동 영상문화단지 안 ‘세계애견테마파크’의 시설물이 부천시 공무원과 경찰이 동원된 가운데 철거되고 있다. /김용국 기자
입력 : 2008.12.09 03:10 / 수정 : 2008.12.09 07:24
Posted by merry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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