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본의 개 이야기] 왜 물어뜯기를 좋아할까
[위클리조선] 2009년 01월 20일(화) 오전 10:00 가 가| 이메일| 프린트
강아지에게 여러 가지 강도의 공을 던져주면 열심히 물어뜯으며 공의 감촉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개는 물어뜯는 것을 대단히 좋아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입이 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개는 앞발의 움직임이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공 같은 것을 앞발로 잡으려 해도 인간의 손처럼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구르는 공을 입으로 와락 물어버리는 것이다. 개의 이빨은 야생 시절 강력한 무기였다. 이 같은 수렵 시절의 체험을 개는 놀이로써 재현하고 그 쾌감을 보상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개가 즐기는 놀이의 대부분은 그들의 수렵시절 활동을 모방하고 있다. 이를테면 헌 수건을 물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은 잡은 먹이의 목을 일정 시간 물어서 중상을 입히기 위한 행동의 연장이다. 그중 공놀이는 수렵의 전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주인이 공을 던지면 개는 전속력으로 달려가서 ‘먹이’를 잡아 물어 씹는다. 그리고 공을 주인이 있는 곳으로 가져오면 개는 먹이의 추적, 포획, 회수라는 3단계를 즐길 수 있다.
생 후 3개월 정도된 강아지의 경우 영구치로 ‘이갈이’를 하는 시기이므로 잇몸이 때론 가렵고 아프기 때문에 공 같은 물건을 씹어 불쾌감을 없애려 애를 쓴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견고하고 안전한 장난감을 주어 충분히 씹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강아지 곁을 떠날 때에는 전기코드 콘센트도 숨겨둬야 하고, 갉아서는 안 되는 물건들은 잘 챙겨서 강아지의 입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올려놓는 것이 좋다. 테니스공에서부터 고무공 헝겊으로 만든 공 등 몇 가지를 개에게 주어 보면 그중에 유난히 집착하는 공이 하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각별히 좋아하는 것은 칭찬이나 포상의 대용품으로 주인이 각별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훈련이 잘되었을 때 포상으로 좋아하는 공을 주고 잠깐 주인이 함께 놀아준다면 개는 훈련을 즐겁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공에 쉽게 싫증 내지 않게 평상시에는 높은 곳에 놓아두고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리고 개가 혼자 있을 때 쓸 수 있는 장난감도 항상 챙겨서 곁에 두는 것이 정서안정에 도움이 된다.
개는 사람이 놀이에 대한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개들끼리 노는 것보다는 사람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놀이가 시작되면 사람처럼 적당히 하지 않고 매우 진지하게 놀이에 임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와 놀이를 할 때는 개나 사람이나 흥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를 테면 줄다리기나 헌 수건으로 당기기를 할 때 서로 지지 않으려고 최대한의 힘을 쓴다면 이것은 놀이가 아니라 경쟁이 된다. 이때 개가 흥분하여 으르렁거리면 즉시 중단하고 종목을 바꾸는 것이 좋다. 특히 수캐들은 경쟁심이 강하므로 쉽게 흥분한다. 놀이에서 굳이 이길 필요는 없다. 흥분하기 전에 사람이 잘 조절하여 맺고 끊음을 확실하게 해주어야 한다. 줄다리기는 힘이 약한 소형견이나 힘이 센 30㎏ 이상의 개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 윤희본 | 아시아 애견연맹(KCUA) 국제심사위원. 성균관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대통령 정무기획비서실 국장 역임.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12&articleid=2009012010005648335&newssetid=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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