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명품족에 대한 단상
입이 쩍 벌어진다. 사람보다 더 호사스런 ‘강아지 명품족’이다.
애완산업이 급신장하면서 최근에는 애견시장에도 ‘웰빙’ ‘명품’ 바람이 몰아닥쳤다. 지난 4월 열린 ‘2008 한국펫산업박람회’에서는 애완견 돌침대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명품 강아지 가방이 판매되고 있다. 강아지 명품족들은 주인이 잠깐 집을 비운 사이에는 넓은 잔디밭에 수영장이 딸린 애견 호텔에서 보살핌을 받는다.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장면 하나가 머리를 스친다. 동물병원에서 한 아주머니가 몸을 부르르 떨며 숨쉬기조차 힘들어 하는 늙은 강아지를 품에 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사연이 궁금해 수의사에게 살며시 물어보았다. 16년 동안 키워 이제는 쭈그렁 할머니가 된 그 강아지가 죽을 날만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거동도 불편한 늙은 강아지를 집에 둘 수는 없어 동물병원에 맡겨두고는 퇴근 후면 어김없이 찾아와 강아지를 품에 안고 오래도록 눈물을 흘리곤 돌아간다고 했다.
애완견에게 그저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명품을 찾는 마음이나, 가족 같은 애완동물의 죽음 앞에서 매일 저녁을 오래도록 품에 안고 비통해 하는 마음은 따지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애정 표현 방식이 참 ‘극과 극’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에 고픈 이들이 늘어날수록 애완동물을 찾는 이들 또한 늘고 있다. 정이 고파서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이들은 자신의 무한애정을 애완동물에게 아낌없이 쏟곤 한다. 그러나 사랑을 쏟고 싶어도 제대로 된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의외로 많은 듯하다. ‘명품의류’와 ‘돌침대’로 강아지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었다며 흐뭇해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그것보다 훨씬 비싼 명품으로 잔뜩 치장한 강아지 명품족들의 모습에서, 돈이 아닌 마음을 주고받는데 서툴게 되어 버린 우리들의 또 다른 자화상을 보는 것만 같아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http://www.moneytoday.co.kr/view/mtview.php?type=1&no=2008112812113850926&outli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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