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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질서
전체 국민의 15%인 약 700만명이 집에서 개를 키우고 있다. 물론 2004년 복날용이 아닌 사랑스러운 한가족으로서 키우는 분들만 700만명이라는 말이다. 700만명의 욕구를 충족할 애견샾 4,000곳, 동물병원 2,000곳, 애견미용학원 100곳이며 애견유치원, 애견출장서비스, 애견목욕실, 애견장례업체 등 사람에게 필요한 업체까지 등장했다. 한 가지 취미생활에 심취한 동호인들이 전체 국민의 15%가 넘어섰다면 애견문화는 이제 특정 계층의 문화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대중적인 문화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다. 애견문화도 음식문화, 의복문화처럼 기본적이며 과학적인 한가지의 문화로 분명히 자리를 잡고 있거나 이후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음식문화도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강조하는 것이 음식을 먹을 때 예의범절과 음식을 격식에 맞게 또는 계절에 맞게 차리는 것이다. 이러한 예의범절은 다도(茶道)에서도 그러하고 주도(酒道)에서도 그렇다.
술을 한잔 따라도 어느쪽 손으로 따르느냐? 술병의 어느 부위를 잡느냐? 두손으로 잡되 오른손을 바쳐주는 왼손의 위치에 따라서도 지금 술잔을 받고 있는 사람의 지위와 배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다른 분야는 차를 한잔 마시고 몸에 해로운 술을 먹는 것에조차 도(道)라는 단어를 붙이는데 우리 가족과 마찬가지인 애견에는 道자는 붙이지 못 해도 ‘문화’는 제대로 존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애견문화의 수준을 알 수 있는 척도인 애견에 관련된 사람들의 공공질서 현황은 어떠한가? 소수의 사람들이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아서 다수의 착한 애견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으며 이 같은 일들을 빌미삼아 비애견인들은 다수의 애견인들을 핍박하고 있다. 우리 애견인들은 다른 비애견인들의 몰상식성에 분노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고 남을 탓하기보다 내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이 성숙한 문화시민의 자세이므로 이제부터 본인은 개를 키우며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한다. 2002년 가을 공동주택에서의 애견 키우기에 대한 논쟁이 한참 심각할 때 협회로 전화가 한통 걸려왔고 그 전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문의: 저기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지 못하게 하는데 방법이 없나요? 최: 누가 어떻게 못 키우게 하나요? 문의: 제 남편은 X군 중사예요, 그래서 저희는 지금 군인 아파트에서 살고 있어요. 저희 식구는 남편, 저, 아이, 그리고 강아지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갑자기 상급기관에서 공문이 오기를 아파트에서 개를 없애든지 개를 없애지 못하면 이사를 가라는 내용이었어요. 저희는 우리 강아지를 없애지 못해요. 최: 그럼 이사를 가시겠다는 말씀인가요? 문의: 여기가 군인 아파트이고 시내하고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사실 이사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예요. 이렇때는 어떻게 해야 됩니까? 최: 좋습니다. 잘 들으세요 공동주택에서 개를 키우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공동주택관리령’이라는 규정에 의해서이고 이 규정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가축을 사육함으로써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 위 내용은 가축을 키우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키우기는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것이므로 잘 설명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막무가내면 그냥 항의하고 키우셔도 그 사람들은 법 집행을 하지 못하니 안심하십시오.
문의: 모르시는 말씀이네요. 제 남편은 중사 계급이고 그 상급기관은 더 높은 사람들이 많은데 항의를 하게 되면 남편 진급이나 군대생활에 큰 지장을 받게 되요. 그것이 걱정이라 그렇습니다. 최: 그러면 그 상급기관이 어디인지, 그리고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십시오. 제가 절대적으로 비밀로 하고 알아보겠습니다.
문의: 절대로 저에 대해서는 비밀로 해주셔야 됩니다. 그 상급기관은 ooo ooo 이고 전화번호는 oo ooo oooo입니다.
최: 여보세요 거기 ooo 죠 여기 사단법인 한국애견협회 기획실이고 저는 기획이사 최지용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군인아파트에서 개를 키우는 사람들을 강제로 못 키우게 공문 보내신 곳이 맞죠? 상급기관: 그런데요, 뭐가 잘못됐나요?
최: 어떤 근거로 그러한 공문을 만드셨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어떤 법, 규정에도 개를 키우지 못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하시는 행위는 국민들의 기본적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상급기관: 아이 씨! 그 사람들은 왜 이런 것을 협회에 알려서 피곤하게 하는거야 정말.....
최: 뭐라구요? 상급기관: 저기요 최이사님이라고 그러셨죠? 사실대로 말씀드릴께요. 우리도 딱딱한 군인이기에 앞서서 상식적으로 알만큼 아는 사람들이고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일방적인 피해를 주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관리하는 군인아파트에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많은 군인 가족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니 방법이 없더군요.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바로 개를 키우면 이사를가라는 협박성 발표였습니다. 그렇게 하면 한동안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조심성 있게 행동하거든요. 저희는 그 점을 노린 것이지 그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최: 그렇다면 말씀하신 일부의 몰지각한 사람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습니까? 상급기관: 말도 마세요 개를 데리고 아파트 주변에 용변을 보게 하고 치우지 않는 것은 예사이고, 윗층에 사는 사람이 개털이 잔뜩 묻은 개담요를 밖에다 탁탁 털어서 그 개털이 다른 층의 창문으로 날아들게 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도 극약처방을 한 것이지요. 그러니 협회도 이해하셔서 이 문제를 공론화 시키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어느 정도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조심하게 되면 우리도 은근히 끝을 내겠습니다.
본인은 문의를 한 군인 부인에게 전화를 다시 해서 위의 얘기를 자세히 하고 혹시라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애견인들을 알고 있다면 주의사항을 서로 알리고 군대에서 입대하면 외우게 되는 ‘군인정신’처럼 애견인들의 행동강령을 스스로 철저히 지켜서 앞으로는 이러한 협박성 공문이 아파트에 붙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하였다.
그 부인은 물론 고맙다는 말을 연방하며 사랑하는 강아지와 헤어지지 않아도 되니 행복하다고 하며 전화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이것은 본인이 느낀 것이지만 자기에게 사랑스럽다고 남들이 모두 사랑스럽게 보는 것은 아닌 것을 개주인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이다. 어쩌다 전날 술을 먹지 않은 아침이면 구산동 뒷산을 올라간다. 가끔이지만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 사람들 중에 몇은 자신의 개를 풀어놓기도 한다. 작은 개는 상관없지만 진돗개 이상의 크기의 개를 아무런 생각없이 산에서 갑자기 만나서 공포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본인같은 개꾼들 외에는 별로 없을 것이다. 물론 본인도 개의 귀자세나, 꼬리의 움직임, 그리고 눈을 보고 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을 때만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아침에 회사를 짤릴지, 이번에 아이들 등록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등의 깊은 상념을 하며 어스름한 새벽의 산을 올라가는데 갑자기 시커먼 늑대가 한 마리 앞을 가로막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 마디로 ‘헉!’ 바람빠지는 소리와 함께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명치끝이 오주주하며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쭈욱하고 흐를 것이다. 이때 개주인이 나타나서 하는 말은 이렇다. ‘안 물어요’ 정말 안 물면 개 등짝에 안무는 개라고 크게 현수막을 붙이고 다니든지 주둥이에 재갈(마스크)을 물리고 다닐 것이지 내가 무는지 안 무는지 알게 뭐야 아침부터 재수없게스리.... 이렇게 비애견인들을 놀래켜서 좋은 일은 없건만 자기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행위 또한 근절되야 한다. 본인이 개인적으로 아는 한 애견인 최씨는 진돗개 암컷을 데리고 약수동 뒷산을 산책하다가 혼자 운동하기 위해서 개를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곳에 묶어놓고 열심히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데 위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란다. 낑낑거리는 소리와 함께 철퍼덕, 철퍼덕 떡방아 찧는 소리가 들려서 혹시 하는 마음에 올라가 보았더니 어떤 풍산개가 묶여 있는 최씨의 개를 옆구리를 물고는 땅바닥에 패대기를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크기가 한배반이나 차이나는 큰 개가 자기 개를 죽이겠구나 싶어서 묶여 있는 개를 풀어주었더니 우리나라 진돗개 특유의 근성으로 한참을 치고 받고 싸워서 싸움은 무승부로 끝났지만 진돗개는 옆구리에 큰 상처를 입었고, 풍산개 주인은 ‘그럴수도 있지’ 라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졌단다.
화가 난 최씨는 그 몰상식한 개주인을 혼내주기 위해서 싸움 실력이 대단한 ‘핏불 테리어’ 전문 싸움개를 한 마리 빌려서 아침마다 산에 올라갔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사람이 보이지 않아서 보름간의 잠복근무를 끝냈다고 한다. 위의 두 가지 사례 외에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개를 안지 않아서 아무에게나 냄새를 맡게 하는 것이나 사람도 머리카락이 빠질세라 모자를 쓰고 음식을 하는 음식점에 온몸이 털로 덮여있는 개를 안고 들어가는 행위, 자신의 개는 크다고 작은 개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행위 등 실로 애견인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 소양은 많다.
점차적으로 많은 애견인들의 기본적 소양이 질적으로 높아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미디어와 많은 비애견인들이 애견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 애견인들은 더욱 노력을 해서 손가락질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리 집 아이가 버릇없이 굴 때 사랑의 매를 들듯이 우리 강아지가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내가 주의하는 것이 바로 애견문화의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모두 노력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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