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은 절기상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 뜨끈한 보양식이나 시원한 수박 등으로 더위를 잊는 날이다. 복날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보양식 중 하나가 보신탕. 그러나 서울시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지난 15일부터 보신탕을 판매하는 식당들을 대상으로 위생단속을 벌이면서 ‘보신탕 합법화’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984년 서울시 고시로 판매가 금지된 보신탕은 아직까지 불법 식품이다. 서울시 고시는 보신탕 용봉탕 뱀탕 등 혐오식품에 대한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보신탕 판매 금지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 고시의 ‘보신탕’이라는 용어는 개고기를 사용한 요리를 뜻한다는 게 서울시 식품안전과 담당직원의 설명이다. 서울시 고시에는 ‘개고기’라는 용어가 없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보신탕 판매 단속이 아닌 보신탕 판매 업소의 위생 단속을 실시.서울시가 보신탕 판매를 인정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애견인들과 보신탕 애호가들 사이의 논쟁도 뜨겁게 불붙고 있다. 그동안 개는 축산물가공처리법상 소·돼지와 같은 ‘가축’에 포함되지 않아 식품으로 봐야할지에 대해 논란이 있어 왔다. 1978년 축산물가공처리법이 개정되면서 개가 가축에서 제외됐다. 서울시는 이 법에 근거해 1984년에 보신탕 등 혐오식품에 대한 판매를 금지하는 고시를 만들었다. ◇동물보호단체들.“반려동물인 개를 식용으로 인정하다니…” 거세게 반발 이번 서울시의 보신탕 위생단속에 대해 동물보호단체들은 “위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개 도축이나 유통 과정에 대한 단속 없이 음식점 위생만 점검하는 것은 사실상 보신탕 판매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개고기 식용화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보신탕을 주식으로 인정하는 미개국’. ‘한국은 암흑시대로 돌아가는 나라’라며 반대의 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다른 네티즌은 ‘보신탕 합법화는 국가의 브랜드적 가치를 완전히 곤두박질 치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동안 ‘보신탕 합법화’에 찬성했던 국회의원 명단을 인터넷에 올려놓고 ‘지지를 철회하자’는 등 강경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는 “가축의 비위생적인 도축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위생문제를 들어 개까지 가축의 반열에 넣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인 개를 식용으로 인정한다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며 서울시의 안일한 단속행태를 지적했다. 이에 동물사랑실천협회를 비롯해 동물보호연합.생명체학대방지협회.그린피플(채식주의운동)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18일 오후 1시 항의집회를 시작으로 초복인 19일에도 집단시위에 나서 ‘보신탕 합법화’움직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찬성론자들.“차라리 합법화시켜 안전하게 관리하자” 그러나 ‘보신탕 합법화’에 찬성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찬성론자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보신탕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문화일 뿐이다’.‘어차피 사람들이 즐겨 찾는 먹을거리라면 안전하게 관리하는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왕에 사람들이 찾는 먹을거리라면 보신탕의 적법한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위생적·인도적인 도살방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합법적으로 인정되면 음성적이고 비위생적이었던 보신탕이 안전한 먹을거리로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는 비위생적인 보신탕을 깨끗하게 해서 먹는 것이 나쁜 것이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 서초동에서 유명보양식집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서울시에서 위생단속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손님이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면서 “그래도 하필이면 일년중에 가장 손님이 많이 찾는 복날에 집중단속을 한다는 자체가 결국 세금 더 걷어들이려고 이러는거 아니겠는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서울시 “단순한 위생점검일 뿐이다”. 농식품부 “법 개정 없다” ‘식품위생법’에 근거해 보신탕집을 비롯한 식당들의 위생 단속에 나선 서울시는 곤혹스런 표정이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점검은 보양식을 취급하는 일반 음식점을 대상으로 ‘식품위생법’상 식품 안전 측면에서의 위생점검일 뿐 ‘축산물 가공처리법’개정 추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위생단속이 ‘보신탕 식용 합법화’논란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고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물 보호단체나 애견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서울시로서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위생점검이니 만큼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축산물위생팀 관계자도 “보신탕 합법화를 위한 그 어떤 법 개정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박승욱기자 star710@개고기 반대 퍼포먼스
기사입력 2008-07-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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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반대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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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동물사랑실천협회와 한국동물보호연합 주최로 열린 서울시 개고기 위생점검 항의 및 개고기 반대시위에서 철창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박세연기자 psy517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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