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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약해지고 당뇨병·암 등 '성인병'도 증가
개가 나이를 먹어 귀와 눈이 쇠약해지거나 관절염으로 통증이 생기면 화를 자주 내는 경향이 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고집스러워진다고 하는데, 늙은 개는 성질이 급해질 수 있다. 온몸이 쑤시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도 무리는 아니다. 귀여워하는 마음으로 쓰다듬어도 순간적으로 아파서 물려고 들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수의사의 검진을 받고 늙은 개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이 든 개를 꾸짖어 벌을 주거나 성격의 변화를 시도할 필요는 없다. 그들 행동의 페이스에 맞춰서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버팀목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눈이 잘 안 보이고 소리가 잘 안 들리며 걸으면 관절이 아픈 늙은 개는 자신의 몸의 변화를 알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몸의 변화에 불안감을 느낀다. 그래서 사소한 일에도 과민 반응을 할 수 있다. 개의 주인이 이런 불안감을 없애줄 수도 있다. 개의 행동을 이해하고 페이스를 맞춰 언제나 변함없는 애정을 쏟는 것이다. 만일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개라면 산책은 어떻게 할까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시각에 크게 의존하는 사람은 눈이 안 보이면 야외를 걷는 즐거움이 많이 상쇄될 것이지만, 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개는 후각으로도 충분히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냄새로도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당뇨성 백내장이 걸린 개도 컨디션이 좋은 날은 산책을 하고 싶어한다.
희미하게 보이겠지만 코를 밑으로 향해 냄새를 맡으며 천천히 걷는다. 개 주인도 거기에 맞춰 걷다가 힘들어 하는 것 같으면 바로 돌아오면 된다. 나이 든 개에게는 그것이 무엇이든 강제하는 것은 좋지 않다. 늙어서 나타나는 성격적인 변화를 고치려 들지 말고 거기에 맞춰주는 것이 좋다.
개의 성인병은 일반적으로 7~8세를 전후로 발생률이 증가한다. 걸리기 쉬운 병은 당뇨병, 심장병, 그리고 암이다. 우선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에 의한 비만과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당뇨병이 발병하면 물을 많이 마시고 오줌의 양이 늘어나며 빈번하게 지린다. 먹이를 많이 먹어도 오히려 체중이 줄어든다. 또 눈동자가 하얗게 되어 백내장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을 보이면 즉시 수의사에게 가야 한다. 조기 치료가 중요함을 항상 염두에 두고 탄수화물과 지방이 적은 먹이로 완쾌를 유도하자.
암(악성 종양)은 5세 정도에 발병하는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10세 이상 개에게 나타난다. 최근에는 동물 의료의 발달에 따라 암도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암캐들은 유방암에 걸리기가 쉽다. 복부의 응어리를 손으로 느낄 수 있으면 동물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수캐의 경우 ‘항문주위선종’이라는 암이 많다. 항문의 양쪽에 종양이 생겨 배변하기 싫어하거나 배변 시 악취가 심해진다. ‘비글’ ‘골든 리트리버’ ‘복서’ 등과 같은 개들은 ‘갑상선 종양’에 걸리기 쉽다.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렵고 고통스럽게 숨을 쉬는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가야 한다. 개의 성인병은 조기에 치료하면 그만큼 회복률이 좋다. 개가 7세가 되면 당뇨병 등 성인병에 대한 조기검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나이가 되면 먹이도 동물성 단백질이나 지방, 탄수화물이 적은 것으로 바꿔 성인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 윤희본 | 아시아 애견연맹(KCUA) 국제심사위원. 성균관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대통령 정무기획비서실 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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