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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본의 개 이야기] 식사는 주인 먼저! 식탁 예절 가르쳐라
사람보다 먼저 먹이면 서열 오해하면서 주인 무시
개는 1만4000년 전부터 인간과 동거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개의 선조들이 무리를 이끌고 인간에게 접근했던 목적은 먹이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부락 근처에서 먹고 남은 음식을 얻어 먹으려는 것이었다. 스스로의 의지로 접근해 온 이들은 자연스럽게 인간과의 협조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이외에도 맹수가 몰래 접근하면 짖어서 인간에게 경고하는 경비견 역할도 하고, 사람이 하는 사냥을 돕기도 했다. 그래서 개들은 최초의 가축이 되었다. 이와 같이 인간과 개는 식생활을 매개로 하여 맺어진 만큼 인간과 함께 모여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것은 개들의 본능이다.


간혹 이런 개들의 요구에 호응해주는 매우 관대한 사육주들이 있다. 개에게 먼저 먹이를 주고 나서 자기는 나중에 먹는 사람도 있고, 개에게 식사를 나눠주면서 동시에 식사를 즐기는 이도 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개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우대 받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보스 기질이 강한 개들은 권세증후군에 빠져 주인과의 관계를 뒤집는 행태를 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개에게 먹이를 줄 때는 반드시 사람이 먼저 한 입이라도 먹고 나서 주어야 한다. 특히 덩치가 큰 대형견일수록 식생활에서부터 이런 서열 개념을 확실하게 주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서열에 대한 훈육이 잘못되면 강아지 시절에는 어찌 넘어 가겠지만 다 자라 체중이 40~50㎏ 이상 되면 주인을 무시하는 행동이 시작되고 통제하기가 어려워진다.

그 리고 개들은 식욕이 왕성해서 맛있게 먹어치우기 때문에 ‘조금 더 주어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자꾸 과식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과식은 비만을 불러오고 비만은 당뇨병이나 관절염과 같은 성인병의 원인이 되므로 먹이는 항상 조금 모자란 듯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개는 항상 더 달라고 조르겠지만 과식은 개의 수명을 단축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개에게 이상적인 먹이는 주인이 애정을 가지고 만들어 주는 것이다. 사람과 개는 필요한 영양 밸런스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 먹고 남은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개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3대 영양소인 단백질·탄수화물·지방 이외에 비타민·칼슘·인 따위의 미네랄이 요구된다. 하지만 개의 경우 단백질은 사람의 약 4배, 칼슘은 약 24배가 필요하다. 필요한 총 칼로리도 다르다. 다 자란 성견의 경우 체중이 5㎏인 작은 개에게 필요한 칼로리는 440㎉, 체중이 20㎏인 중형 개는 1070㎉, 체중 50㎏인 대형 개는 1990㎉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내장 전문점이나 싼 힘줄살을 취급하는 정육점도 드물다. 결국 개의 건강과 사람의 부담을 생각한다면 주인이 손수 만든 요리는 보조 먹이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양질의 도그 푸드(Dog Food)를 식생활의 기본으로 하고 손수 만든 요리를 소량 더해 주는 것이다. 개 먹이를 요리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개는 완전한 육식동물이 아니다. 고기만 주면 언젠가 병이 걸린다. 개는 육류를 좋아하는 잡식주의자다. 그래서 메뉴도 그렇게 짜야 한다. 소화에 좋은 밥이나 파스타(Pasta) 종류에 육류와 데친 야채를 곁들인다. 가능하면 과일도 가끔 주는 것이 좋다. 개는 비타민 C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신선한 야채나 과일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육류로는 비타민 A나 B가 많이 들어있는 간과 같은 내장음식을 많이 활용하는 것이 좋다.


/ 윤희본 | 아시아 애견연맹(KCUA) 국제심사위원. 성균관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대통령 정무기획비서실 국장 역임.

http://weekly.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2/02/2008120200973.html

Posted by merry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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