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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대신 애견세-간판세? 이런 ‘기막힐 세’가 있나!

[칼럼] 저소득층 가슴에 못을 박는 ‘참 나쁜’ 세금 신설 유감

입력 :2008-12-17 16:11:00  


정 부는 자신의 손으로 종부세를 무력화시키고, 그 뒷감당을 위해 간판세, 애견세, 온천수세 등 각종 기상천외한 세금을 물리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는 ‘부동산 보유세’인 종부세를 나쁜 세금이라고 폐지시키고는 ‘간판 보유세, 애견 보유세’를 신설하여 메꾸겠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이다.

지난 16일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에도 옥외간판에 매기는 간판세를 조만간 도입할 것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정부는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자체가 특성에 맞는 세금을 거둘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도 했다.

온천이 있는 지역에서는 온천수세, 함평 나비축제 등 지역축제 세금, 벌크 화물세, 시멘트 제조세, 애완견세나 관광세 등도 검토 대상이다. 구체적인 세금 대상과 세율은 지자체가 결정하게 된다.

이처럼 정부가 각종 ‘신기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바로 종부세 감면 때문이다. ‘매우 나쁘며 부자가슴에 대못을 박아온’ 종부세를 거의 폐지하고 나니, 문제는 이 줄어든 돈을 어디서 메꾸느냐 하는 문제가 바로 터져 나온 것이다. 물론 정부와 한나라당은 그간 충분히 대책을 세웠다고 공언해 왔으나, 그 대책이란 바로 ‘애견세, 간판세, 온천수세’였음이 드러났다.

헌법재판소의 종부세 위헌 결정과 국회의 종부세법 개정으로 종부세 세수는 내년 1조5000억원, 2010년에는 2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돈은 100% 지방자치단체에 교부되는 돈이었고, 이로 인해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는 지방정부는 더더욱 궁핍해져서 지자체 고유의 복지사업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설사, 정부 방침대로 ‘각종 신기한 세금’을 거둔다 하더라도, 종부세를 통한 지방교부금 이전에 비해 국토균형발전의 의미는 매우 퇴색하게 된다. 종부세는 거의 대부분을 서울 등 부동산 가격이 비싼 지역에서 거두어 100%를 전국 지자체로 분배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간판세’를 신설하게 된다면, 전주의 상점에서 간판세를 거두어 전주시가 쓰는 것이 된다. 종부세는 ‘서울에서 거두어 전주에 분배’하는 방식이며, 간판세는 ‘전주에서 거두어 전주에 분배’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뿐 아니다. 그간 강만수 장관을 비롯한 정부는 ‘종부세는 참 나쁜 세금’이라면서, 소득도 없이 ‘땅’만 가진 사람이 이렇게 세금을 내느라 허리가 휜다고 비판해 왔다. 그렇다면 역시 소득도 신통치 않지만 가게에 간판만 덩그라니 있는 곳에는 어떻게 ‘간판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소득도 신통치 않지만 개 한 마리 같이 키우고 있는 가정에 대해 어떻게 ‘애견세’를 부과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있다.

애초에 정부는 ‘소유’에 세금을 물리는 종부세를 ‘소득’과 연결해서 공격한 전과가 있다. ‘간판보유자, 애견보유자’의 소득이 별반 없을 경우에는 역시 ‘대못을 박는 매우 나쁜 세금’이 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보유세를 물리는데 소유자의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듯, 부동산 보유세를 물리는데 소유자의 소득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발상이었다.

형평성도 문제이다. 서울 강남구의 지방세 세입은 3천620억원 수준이다. 반면 부산에서 세입이 가장 많은 해운대구의 경우 27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재정자립도가 90%를 넘는 강남구는 재원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간판세’를 부과하지 않아도 되며, 상대적으로 가난한 해운대구는 더욱 많은 ‘간판세’를 거둬야 한다. 물론 이보다 더욱 열악한 전남 등에서는 더더욱 많은 ‘간판세’, ‘애견세’를 통해 지방재정을 메꾸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안그래도 경제활동이 빈약한 곳에서는 더욱 많은 세금을 물리게 되어 지방경제를 붕괴로 몰아넣을 수 있다. 경제활동이 풍성한 서울 강남구에서는 ‘간판세’를 걷지 않는 반면, 부산 해운대구나 연제구에서는 ‘간판세’를 왕창 걷게 된다면 경제활동은 어디로 가겠는가?

결국 이 모든 것이 ‘종부세’를 ‘참 나쁜 세금’으로 몰아 붙이면서 결국 사실상 폐지하게 됨에 따라 나온 결과이다. ‘6억이상 부동산’에 걷는 종부세가 나쁜 세금인가? ‘60만원짜리 간판’에 걷는 간판세가 나쁜 세금인가? 아니면 ‘6만원 짜리 육교위 강아지’에 붙는 애견세가 나쁜 세금인가? 정부가 답할 차례이다.

누리꾼들은 이 소식을 접하면서, ‘기막힐세’를 내게 생겼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국세청이 애견세 걷으러 오면 식용이라고 우겨야 될 판’이라고 황당해 하고 있다.

이제 정부는 ‘저소득층 간판 소유자, 애견소유자’의 가슴에 박힌 대못을 뽑아 주어야 할 것이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정부는 단 한사람이라도 억울한 세금을 내게 된다면 이를 해결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부자가 내는 종부세는 ‘참 나쁜 세금’이지만, 서민이 내게 될 ‘간판세와 애견세’는 ‘참 좋은 세금’이 되는 것인가? 마지막으로 정부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다.

하승주/정치부 차장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94659

Posted by merry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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