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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6 `문제 많은 개 뒤엔 문제 주인 있다`는데… [중앙일보]

`문제 많은 개 뒤엔 문제 주인 있다`는데… [중앙일보]

도그 위스퍼러
세사르 밀란 지음,
오혜경 옮김
이다미디어,
320쪽, 1만10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애 견가를 위한, 퍽 이색적인 책이다. 우선 수의사나 동물학자, 개 훈련사가 쓴 것이 아니다. 당연히 먹이 고르는 법이라든가 재주를 가르치는 비결 등을 다루지 않고, 개의 종류나 특성도 보여주지도 않는다. 대신 개 심리치료사가 ‘인간과 개가 행복하게 지내는 법’을 일러준다.

멕시코 출신인 지은이는 개의 대화를 이해하는 신비한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 받는다. 어릴 적 농장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개들을 지켜보며 이를 절로 익혔다. ‘래시’ 같은 영화를 보며 세계 최고의 개 훈련사가 될 꿈을 품은 그는 21살에 미국으로 밀입국한 뒤 생각이 변했다. 고급 사료, 전문미용실과 병원 등 좋은 여건을 갖춘 미국에서 말썽꾼에 문제투성이인 개들이 많다는 알게 되면서였다.

그는 문제가 많은 개 뒤에는 문제 있는 주인이 있다고 여긴다. 무분별하게 애정을 표현하거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개의 공격성이나 공포심을 키워 인간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를 만들어낸다는 지적이다. 그러니 로스앤젤레스에서 애견심리센터를 운영하는 그의 모토는 “개를 회복시키고 인간을 훈련한다”일 수밖에.

그의 처방은 “개를 개답게 키우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개는 무리 지어 살던 종족이니 누가 우두머리인지 분명히 알려주고, 개는 코·눈· 귀의 순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니 여기에 맞춰 말 대신 ‘에너지’로 소통하란다. 또 운동-훈련-애정의 순으로 개를 다루되 애정도 절제할 필요가 있단다. 예를 들어 개가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할 때, 공격적 행동을 할 때, 낑낑거리거나 규칙을 어겼을 때는 애정을 보이지 말라고 조언한다. 퇴근한 주인 앞에서 겅중겅중 뛰는 개는 주인을 반겨서가 아니라 쌓였던 에너지를 푸는 것이며, 노숙자의 개가 자연에 가까운 생활을 해 가장 행복하다 등 도발적 주장도 한다.

어찌 보면 개에 관한 미국인들의 통념에 도전한 그는 대중적 스타다. 오프라 윈프리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앞다퉈 자기네 개를 맡겨오고 TV에서 그의 활동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네 시즌 째 방송되고 있다. 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색다르지만 유용한 가르침을 전하는 덕분이다. 나아가 그에게 온 팬 레터에서처럼 막무가내이거나 엇나가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는 법에 관해 도움을 받을지도 모른다.


김성희 고려대 초빙교수·언론학(jaejae@korea.ac.kr)
Posted by merry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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